최근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가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 지난 9일에는 전북 무주군 한 주택에서 보일러 가스 누출로 일가족 5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경북 포항의 한 모텔에서도 투숙객 3명이 변을 당했다. 날씨가 쌀쌀해지자 가동한 난방 시설의 결함으로 인해 가스가 누출된 것. 최근에는 캠핑장에서도 난방 기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산소 운반 막는 일산화탄소…중독되면 나타나는 증상은?일산화탄소는 탄소가 포함된 물질이 불완전 연소하면서 발생하는 무색, 무취, 무미, 비자극성 가스이다. 산소보다 200~250배 친화력이 커서 우리 몸에 들어가면 조직에 산소를 공급하는 헤모글로빈에 달라붙어 일산화탄소헤모글로빈(carboxyhemoglobin)을 형성하고, 산소의 운반을 방해한다. 헤모글로빈이 산소를 제대로 실어 나르지 못하면 저산소증이 생겨 질식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한국가스안전공사에 따르면 일산화탄소 인체 허용 농도는 50ppm으로, 800ppm가량 되면 2시간 안에 실신한다. 일산화탄소에 중독되면 뇌와 심장과 같은 많은 양의 산소를 필요로 하는 기관들이 기능장애를 일으킨다. ▲피로 ▲권태감 ▲독감과 비슷한 증상과 함께 ▲구역감 ▲사고, 집중, 기억 장애 ▲감정 불안 ▲어지러움 ▲감각 이상 ▲쇠약 ▲구토 ▲기면 ▲졸림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중증일 때는 의식이 없는 혼수상태에 빠지며 사지가 강직되고 경련이 일어난다. 이때 구급하지 않으면 사망할 수 있으며, 조직의 염증 반응을 순차적으로 일으켜 중추신경계에 지연성 신경학적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보일러 결함이 가장 많아…캠핑장에서도 주의해야소방청에서 2016~2020년 일산화탄소 중독사고 발생 원인을 조사한 결과, 전체 사고의 59%가 가스보일러, 15%는 순간온수기, 가스 온풍기 등과 같은 기타 원인이 26%를 차지했다. 의도하지 않은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 대부분은 보일러와 배기관의 접속 불량, 배기관의 부식 등 시설 미비와 제품 결함에 의해 발생한다. 캠핑장도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장소 중 하나다. 캠핑장에서 자주 사용하는 가스버너나 가스난로 등의 잘못된 사용과 제품 결함으로 인해 가스가 누출되고, 텐트 내로 유입되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산화탄소 중독은 무엇보다 예방이 최선이다. 오랜만에 보일러를 가동하기 전에는 가스가 새는지 사전점검을 하고, 배기 연통부가 이탈되거나 꺾여있는 부분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매년 이맘때쯤 지속해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서도 대책을 마련했다. ‘고압가스 안전관리법’의 가스 상세기준 개정사항을 승인·공고한 것. 개정안에 따르면 보일러 연소상태 성능 중 일산화탄소 허용 농도 기준이 기존 0.1%에서 0.04%로 강화되었다. 펜션 등으로 여행을 갔을 때도 점검을 하고, 휴대용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통해 확인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캠핑 시에는 숯이나 번개탄을 태우고 난 뒤 완전히 꺼야 하고, 텐트나 캠핑카 안은 잘 환기해야 한다. 가스난로, 석탄 연료 등은 되도록 밀폐된 텐트나 차 안에서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부득이하게 사용해야 한다면 창문을 반드시 열어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