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은 날씨가 더운 여름에만 조심하면 되는 질환이 아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기승을 부리는 식중독 바이러스가 있어서다. 급성 위장염을 일으키는 전염성 바이러스인 '노로바이러스'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사계절 모두 나타나지만, 겨울철에 주로 발생한다. 영하 20도에서도 장기간 생존 가능하며, 오히려 기온이 낮을 때 생존 기간이 연장되고, 감염력이 더 높아지는 노로바이러스의 특성 때문이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2016~2020년에 발생한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자료를 보면, 11월부터 발생 건수가 증가하며 특히 1월과 3월에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5년간 평균 환자 수는 7월에 87명인데 반해, 11월에는 471명으로 약 5배의 차이를 보였다.
구토와 설사 심하게 하면, 노로바이러스 의심해야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보통 12~24시간의 잠복기를 거친 후 복통, 오심, 구토, 설사, 근육통, 권태, 두통, 고열 등이 나타난다. 이러한 주요 증상은 몸살에 걸려도 발생하는 증상과 비슷해,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 확실히 알기 위해서는 검사를 따로 받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환자의 토사물이나 분변 등을 채취해 특징적인 입자를 검출해 진단한다. 노로바이러스를 치료하는 항바이러스제는 없으며 감염을 예방하는 백신도 없다. 그러나 건강한 사람은 며칠 내 증상이 사라지며 자연적으로 회복한다. 하지만 심한 탈수로 인해 전해질 불균형이 발생하면 문제가 된다. 하이닥 내과 상담의사 서종필 원장(365늘속편내과의원)은 "바이러스 질환이므로 항생제 치료를 하지 않는다"며 "탈수를 막기 위해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구토가 지속되면 병원에서 수액 치료를 받을 것"을 조언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노인과 어린이 등이 탈수가 심할 때는 입원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전염성이 매우 강한 노로바이러스, 회복 후에도 옮긴다?노로바이러스 입자 크기는 27~40nm(나노미터)다. 매우 작은 입자가 단 10개만 존재해도 감염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전파력을 지닌다. 굴, 조개, 생선 같은 해산물과 채소류를 익히지 않고 먹을 때 감염될 수 있다. 아울러 사람과 사람 간의 전파도 흔하다. 특히, 감염된 사람의 분변이나 구토물 1g에는 약 1억 개의 노로바이러스 입자가 있기에 손에 분비물이 소량만 묻어도 충분히 전염될 수 있다.예를 들어 오염된 손으로 요리한 조리사의 음식을 먹은 경우, 감염자가 구토물과 침 같은 분비물이 묻은 손을 제대로 씻지 않은 경우, 설사 증세를 보이는 유아의 기저귀를 만진 경우 등이다. 이처럼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하거나, 바이러스가 묻어있는 물건을 접촉함으로써 바이러스가 입을 통해 몸속으로 들어와 감염을 일으킨다. 따라서 요양원, 군대, 캠프 등 단체생활 중에 단체로 비세균성 위장염을 일으켰다면 노로바이러스를 의심해 볼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예방 위한 실천 요령일반적으로 식중독이라 하면, 세균성 장염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위생이 좋지 않은 환경이거나 날씨가 더우면 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대장균 같은 식중독균들이 쉽게 번식하는데, 이 균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먹으면 식중독에 걸리는 식이다. 하지만 노로바이러스는 다른 식중독균처럼 음식의 신선도가 식중독 발병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신선한 음식이라도 노로바이러스 입자가 묻어 있다면 전염될 수 있는 것.
따라서 바이러스 입자를 전달하는 매개인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이 중요하다. 화장실 사용 후, 기저귀 교체 후, 식사 전 혹은 음식 준비 전에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이때 손가락 사이사이는 물론 손등까지 골고루 씻는다.과일, 채소류는 물에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서 먹는다. 껍질에 있던 균이 과육에 전염될 수 있기에 절단 작업은 세척 후에 하는 것이 좋다. 또 노로바이러스는 85도 이상의 온도에서 1분 이상 가열하면 사멸하므로, 해산물을 생으로 먹기보다 익혀서 먹는 것이 좋다.노로바이러스 전염성은 증상이 발현되는 시기에 가장 강하므로, 환자와의 접촉은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회복한 후에도 3일에서 2주까지 전염성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환자가 회복한 후에도 3일 간은 음식을 준비하지 않아야 한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서종필 원장 (365늘속편내과의원 내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