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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다이어트해도 살이 안 빠진다면?…비만 아닌 ‘이 병’ 의심

새해를 맞이하여 다이어트 결심을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런데 아무리 다이어트를 해도 살이 빠지지 않고 오히려 복부와 얼굴 등 중심부에 계속 살이 붙는다면 ‘쿠싱 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복부와 얼굴, 목 뒤에만 과도하게 살이 찌면 쿠싱 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얼굴과 배 부푸는데 팔다리는 얇다면 ‘쿠싱 증후군’쿠싱증후군은 부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만성적으로 혈중에 과다할 때 나타나는 질환이다. 부신은 양측 신장 위에 위치하고 있으며, 부신의 바깥쪽은 부신피질, 안쪽은 부신수질이라고 부른다. 부신은 생명 유지에 중요한 호르몬 분비를 담당하는데, 그중 부신피질에서 분비하는 대표적인 호르몬이 코르티솔이다.코르티솔은 심폐 활동을 증진하고 혈당을 상승시켜 자극에 빠르게 반응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데, 주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된다. 코르티솔이 만성적으로 정상 이상의 농도로 분비되거나 과다해지면 쿠싱증후군이 나타나게 되는데, 복부 비만이 발생하면서 혈압과 혈당이 높아지고 콜레스테롤에도 영향을 준다.쿠싱 증후군의 주요 증상은 비만이다. 그러나 일반 비만의 양상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일반적인 비만의 경우 체내에 전체적으로 체지방이 쌓이면서 팔다리를 포함한 대부분의 부위에 살이 찐다. 그러나 쿠싱 증후군은 지방의 분포가 얼굴과 목에 집중되어 ‘문 페이스(moon face)’ 형태를 나타내고, 비정상적으로 복부와 목에 지방이 축적된다. 특히 목 뒤쪽에 지방이 차오르는 ‘버팔로 험프(buffalo’s hump)’ 증상을 보인다. 반면 팔다리는 가늘어지면서 중심성 비만을 보인다. 또한 얼굴이 붉고 피부가 얇아지는 특징에 따라 안면홍조가 잘 발생한다. 혈압과 혈당의 상승, 골다공증, 골절과 같은 신체 변화도 동반된다. 여성의 경우 다모증, 여드름, 월경 이상이 발생하고, 남성의 경우 발기부전이 있을 수 있다. 그 외에도 자주색 선조, 근력 저하, 성욕 감퇴, 우울증, 수면장애 등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정신병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스테로이드성 약물 복용, 호르몬 분비 기관 종양이 원인쿠싱 증후군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스테로이드성 약물을 장기간 투여하여 과하게 복용했을 때이다. 스테로이드성 약물은 부기와 열감, 피부 염증뿐 아니라 관절염, 아토피 피부염, 천식 등 매우 광범위한 질환에 치료제로 사용된다. 스테로이드 성분은 코르티솔 호르몬과 화학 구조가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몸에 들어온 스테로이드제들이 코르티솔과 같은 수용체에 작용하여 쿠싱 증후군이 생긴다. 두 번째 원인은 뇌하수체나 부신피질, 그리고 드물게 폐나 췌장 같은 장기에서 부신피질자극 호르몬이나 코르티졸을 과다하게 분비하는 종양이 생겼을 때이다. 양성 혹은 악성 종양에서 부신피질자극 호르몬을 과다하게 분비해 코르티솔이 정상보다 과도하게 분비된다. 이러한 쿠싱 증후군을 내인성 쿠싱 증후군이라고 하는데, 질병관리청 희귀질환정보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2만 6,000명당 1명꼴로 나타나는 희귀질환이며, 여성이 남성보다 쿠싱 증후군에 걸릴 확률이 3배나 높다.쿠싱 증후군에 걸렸다면 쿠싱 증후군의 원인이 되는 코르티솔 호르몬을 조절해야 한다. 계속해서 코르티솔이 과도하게 분비되면 각종 대사질환과 내분비계 질환에 노출되어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합병증으로는 △당뇨병 △고혈압 △혈전증 △심근경색 등이 있다. 대한신경외과학회지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쿠싱 증후군으로 인해 심혈관계 질환이나 감염 등의 합병증이 발생했다면 5년 내 사망률이 50%에 이른다. 쿠싱 증후군은 비만과 증상이 유사해 조기 발견이 어려워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합병증이 발생하면 사망 위험도 커지는 만큼 평소 증상을 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비만과 증상 구분해 조기 치료하면 예후↑비만과 다르게 특정 부위에만 살이 찌는 증상을 확인했다면, 쿠싱 증후군의 원인인 코르티솔 호르몬을 조절해야 한다. 만약 뇌하수체나 부신에 생긴 종양으로 인한 쿠싱 증후군의 경우에는 종양을 제거하거나 코르티솔 합성을 억제하는 약물치료, 방사선 치료 등을 통해 호르몬을 조절할 수 있다. 약물이 원인인 쿠싱 증후군의 경우에는 스테로이드 제제의 사용을 중단함으로써 회복이 가능하다. 그러나 갑자기 투약을 중단하면 오히려 부신의 기능 저하, 심하면 쇼크까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하이닥 내분비내과 상담의사 이완구 원장(맑은샘내과의원)은 “몸에서 부신 스테로이드가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완전히 스테로이드를 중단한다면, 호르몬 결핍으로 인해 심한 피로감을 겪거나 쇼크에 빠지는 등 부신기능 저하증이 악화될 수 있다”며 “부신에서 호르몬을 잘 만들 수 있을 때까지 최소량의 스테로이드를 투여하며 부신이 회복되기를 기다리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이완구 원장 (맑은샘내과의원 내분비내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