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피떡이라고도 하는 혈전은 혈관 속에서 피가 굳어진 덩어리를 의미한다. 혈전에 의해 질환이 발생하게 되면 이를 혈전증이라 한다. 혈전증은 크게 동맥 혈전증과 정맥 혈전증으로 나뉜다. 심장으로부터 몸 곳곳으로 산소를 운반하는 동맥에 혈전이 생겼느냐, 혈액을 다시 심장으로 운반하는 정맥에 혈전이 생겼느냐에 따라 매우 다양한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동맥 혈전증"비교적 혈류 흐름이 빠른 동맥은 혈액이 쉽게 정체되지 않아 혈전이 생성되기 어렵지만 일단 발생하면 위중한 결과를 초래하곤 한다. 동맥 혈전증의 대부분은 적절한 치료가 빠르게 시행되지 않으면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응급 상황이므로 의심증상이 나타날 경우 최대한 빨리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동맥에 혈전이 생기면 신체 조직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주로 말초 혈류가 부족할 때 발생하는 허혈 증상이 나타난다.
1. 급성 심근경색증혈전이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을 갑자기 막아서 심장 근육으로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근육이 죽어가는 질환을 ‘급성 심근경색증’이라고 한다. 심근경색증이 발생할 경우 치료가 빠르게 시행되지 않으면 사망할 수 있다. 따라서 평소 급성 심근경색의 증상을 알아두는 것이 좋은데, 흔히 알려진 흉통(가슴통증) 외에도 턱통증, 호흡곤란, 의식소실, 위장관 질환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2. 뇌졸중혈전이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을 막게 되면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다. 뇌세포는 몇 분만 혈액 공급이 안 돼도 손상되며, 한 번 죽은 뇌세포는 다시 살릴 수 없다. 따라서 뇌졸중이 발생하게 되면 몸이 보내는 신호를 빠르게 읽고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뇌졸중의 대표 증상은 두통, 의식소실, 운동이상, 감각이상, 성격변화, 시력저하, 간질발작 등이 있다.
3. 폐 혈전증‘폐 혈전증’은 주로 팔이나 다리의 심부정맥에서 생긴 혈전이 폐동맥을 막아 생긴다. 폐로 가는 혈액 공급이 감소하면 폐에서 산소와 이산화탄소가 원활하게 교환되지 못해 저산소증이 발생할 수 있다. 폐가 산소 교환이 이루어지는 장기이다 보니 폐 혈전증이 발생하면 일반적으로 호흡곤란이 온다. 이외에도 흉통, 의식소실 등이 나타난다.
4. 급성 말초동맥 폐색증혈전이 팔과 다리 등 신체 말단 부위로 가는 말초동맥을 막아서 발생하는 질환을 ‘급성 말초동맥 폐색증’이고 한다. 말초동맥이 폐쇄되는 경우 사지 괴사가 발생하여 절단까지 이어질 수 있다. 팔 혹은 다리의 통증, 창백해짐, 차가워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정맥 혈전증"정맥은 노화나 바르지 못한 생활습관, 하지정맥류, 한 자세를 오래 취하는 직업 등으로 인해 혈액이 쉽게 정체돼 혈전증이 나타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정맥 혈전증은 동맥 혈전증에 비해 응급상황이 아닌 경우가 많지만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조기에 인지하지 못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정맥에 혈전이 생기면 혈액이 말초에까지는 도달하였으나 심장으로 되돌아오지 못해 주로 울혈 혹은 충혈 증상이 나타난다.
1. 심부정맥 혈전증동맥을 나온 피는 심부정맥을 통해 심장으로 들어간다. 심부정맥이 혈전 때문에 막혀 심장으로 되돌아가야 할 혈액이 되돌아가지 못해 문제가 생기는 질환을 ‘심부정맥 혈전증’이라고 한다. 이 질환은 우리 몸의 어느 정맥에도 발생할 수 있지만, 심장에서 가장 먼 다리에 있는 정맥에서 잘 발생한다. 다리가 붓는 증상, 다리통증 등을 심부정맥 혈전증의 주요 증상이라 할 수 있다. 심부정맥 혈전증의 경우 폐 혈전증의 발생 원인이 될 수 있고, 두 질환이 동반되었을 경우 사망 위험이 매우 높으므로 심부정맥 혈전증 환자에서는 폐 혈전증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2. 간문맥 혈전증‘간문맥 혈전증’은 간과 내장 기관의 혈액순환로인 문맥에 혈전이 생기면서 문제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대부분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복부에 체액이 축적되는 복수, 전신이 붓는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치료는 어떻게?"혈전증을 치료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항혈소판제와 항응고제 등의 항혈전제가 대표적인 치료법이다. 이러한 항혈전제는 혈전을 형성하는 요건인 혈소판과 혈액응고인자를 억제해주는 역할을 한다.
신경과 이영배 교수(가천대 길병원)는 하이닥과의 인터뷰를 통해 “항혈전제는 혈관 안에 생긴 혈전을 녹이거나 안 생기게 하는 약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항혈전제를 복용할 경우 지혈 작용을 억제하므로 상처가 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하이닥 유튜브 참고:
항혈전제, 평생 먹는 약인가요?)도움말 = 이영배 교수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전문의)